2012/01/21 19:28
[연예 찌라시]
1년여 전 정신질환으로 병역 면제 판정받은 모 배우에 대해 포스팅 했는데 그게 뒤늦게 블라인드 처리됐다. 황당한 건 사유가 명예훼손이라는 거다.
나는 그 배우가 병역 비리라고 주장하지 않았다. 병역면제 당시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신분이었기 때문에 '비리를 저지를 만한 경제적인 여력이나 사회적인 지위, 절박한 필요성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라는 법무법인의 해명이 어처구니없음을 지적했던 거다. 그 게 맞다면 서민들은 병역비리에 연루되는 일이 없어야 할 거다. 그런데 어디 그런가?
또한 "연예인 하기 전에 시장에서 장사했다" "4명의 여자 친구를 사귀었다"는 과거 인터뷰도 해명해야 된다고 했다. 사람을 기피해서 입대까지 면제받았으면서 사람 상대하는 재주는 평범한 일반인보다 더 좋지 않은가.
그런데 이게 왜 명예훼손인가? 사진을 사용했기 때문에 초상권으로 걸었으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터무니없이 명예훼손으로 걸어서 뚜껑이 열린다. 나의 글쓰기는 철저히 팩트에 기반한다. 그래서 BBK가 이명박 거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그건 드러난 팩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확인된 팩트만 가지고 문제 제기를 하는 선에서 그치는 게 나의 글쓰기다. 명예훼손은 나의 글쓰기에 대한 모욕이다. 귀차니즘으로 않고 있던 추가 포스팅을 끝내 해버리게 하는구나.
사건이 사그라진 후 난 정신병에 관련된 병역 비리 기사를 관심 있게 살펴봤다. 그러면서 놀라움이 점점 커졌다. 정신병으로 병역 면제 판정받는 게 말도 안 될 정도로 쉬웠기 때문이다.
브로커도 필요 없었다. 일반인이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증상을 익힌 다음 의사 앞에서 연기만 해도 충분했다. "머리 한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려요" "이상한 물체가 보여요"하며 의사 앞에서 '쇼'를 하면 의사는 입원 치료를 권하고 병역 면제에 필요한 기간이 충족되면 손쉽게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을수 있었다.
이런 수법으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은 비보이가 동료 비보이들에게 이를 전수해 무려 10명에 가까운 비보이들이 정신질환으로 면제 판정을 받았다가 수상하게 여긴 경찰에 의해 적발된 사건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까지 속이기 위해 집안에서 외출을 피하고 목욕을 하지 않은 채 횡설수설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인 이도 있었다고 한다. 물론 가족들도 알면서 허위진술로 돕기도 한다. 병역 면제 판정후에도 치료는 계속 받는다. 꼬리 잡히지 않을려면 당연한거다.
일반인 신분과 진료 기록, 가족들의 증언, 사후 치료등이 비리가 아니라는 믿을만한 근거가 될수 있을까? 그렇다면 저 비보이들 역시 병역 비리로 처벌받지 않았을 거다.
의심많고 파헤치기 좋아하는 게 네티즌의 습성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이상하게 모든 네티즌들이 '엄한 사람 잡았구나'하면서 아무런 의심없이 넘어갔다. 사람을 기피해서 군면제 판정받은 인간이 여자 친구를 4명이나 사귀었다는데도 질투나는 놈 하나 없나보다. 오히려 제보자가 누군지 밝히는데 더 관심있어 같았다.특이한 현상이다.
이 글에서는 실명을 쓰지 않았다. 실명을 쓴다면 또다시 명예훼손으로 블라인드 걸 게 뻔하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원하면 무조건 블라인드 거는 개떡같은 제도는 누가 만든건지.
그럴 가능성은 없겠지만 이 글이 재논란으로 번진다면 좋겠다. 그럼 나도 블라인드 당한 억울함이 조금은 풀릴 것 같다.
끝으로 비보이 병역 비리 사건때 하지헌 박사가 쓴 글을 인용하면서 마친다.
1970년대 초 미국의 데이비드 로젠한이란 학자는 자신을 포함한 여덟 명을 모집해서 중증 정신질환의 증상을 연습해 정신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지 실험을 했다. 일곱 명은 정신분열병, 한 명은 조울증의 진단을 받고 입원에 성공했다. 로젠한은 결과를 저명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그는 정신질환의 진단이 환자의 말에만 의존하므로 객관적인 면이 떨어져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 논란을 일으켰다.
<비보이의 정신분열-하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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