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만 잘되면 한국 문학도 노벨상을 충분히 받을수 있는데 그 놈의 번역이 문제란다.  노벨 문학상 수상이 실패할때마다 한국 사람들의 입에서 터지는 푸념이다. 

 한국 문학은 해외에 번역된 작품도 별로 없고  한국어의 우수하고 섬세한 표현을 외국어로 옮기기 어렵기 때문에 노벨 문학상을 못받는 것이지 한국 문학의 수준은 노벨 문학상을 받고도 남을만하는게 한국 사람들의 말이다. 

 진짜 그런걸까? 한국 작품을 번역해온 외국인들의 말을 중심으로 한번 짚어보자. 



 번역된 작품이 부족하다?

 우수한 우리 문학 작품들이 미비한 정부의 지원과 출판계의 무관심으로 해외에 거의 번역이 안된줄 알고 질타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영국인으로 16년간 한국 문학을 번역해온 서강대 명예 교수 안선재(영어명 Brother Anthony)에 따르면 한국 문학은  외국 문학에 비해 오히려 많이 번역된 수준이라고 한다. 

 - 한국 작품이 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것 역시 번역의 문제 때문 아닌가.

“항상 그렇게 말한다. 2005년에 영어로만 30권이 출간됐다. 5년 전부터 70권 정도 나왔다. 다른 나라보다 많이 나오는 것이다. 터키, 인도 같은 나라에선 1년에 3~4권이 나오는 게 보통이다. 미국, 영국에서도 번역문학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영어로 번역된 작품은 전체 작품 중에 3%이고 그중 문학작품은 1%에 지나지 않는다.”

 200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임레 케르테스라는 헝가리 작가도 불과 2권의 영문번역서만 출판되었을 뿐이었는데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에 비해 한국 작가들은

한국은 한국문학번역원이 출범한 2001년부터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작됐다. 한국문학을 소개하는 해외번역가는 현재 80여명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번역된 작품 절대량이 부족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번역조차 미미한 실정이다.

2006년 11월 현재, 해외에 번역·출간된 작품 20권을 넘긴 생존 문인은 5명에 불과하다. 소설가 이문열이 33권으로 가장 많고, 이청준(27권), 고은(25권), 황석영(23권), 박완서(20권) 순이다. 한림원이 있는 스웨덴에서 가장 많이 소개된 작가는 고은으로, 4권이 출판됐다. 2002년 ‘고은 시선’이 나왔고, ‘만인보’(2005년), ‘순간의 꽃’(2006년), ‘화엄경’(2007년)이 연달아 출간됐다.

 이 정도 수준이다.(세상에 20권 넘게 번역 출판된 작가가 5명이나 되는데 그게 적다니 -_-) 번역량이 부족해서 노벨상 못받는다는 것은 낯뜨거운 핑계다. 





 우수한  우리말을 외국어로 표현할 길이 없어서? 

 노벨문학상 얘기만 나오면 늘 나오는 예가 우리 나라는 '빨갛다' '붉으스름하다' '시뻘겋다'등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는데 영어는 그냥 red 하나라서 번역하면 우리말의 묘미가 사라진다는 거다. 그건 잘 모르는 소리다. 영어라고 red 하나만 있는게 아니다. 빨갛다- red, 붉으스름하다.-reddish, 새빨갛다- deep red, red-hot등 영어에도 세분하된 표현이 다 있다.  

 노벨 문학상 얘기만 나오면 잘 쓰지도 않는 형용사들과 언어 유희를 나열하며 (ex '사뿐히 즈려밟고' 이걸 어떻게 번역할거냐고! '고이 접어나빌레라' 이걸 어떻게 번역할거냐고!) 외국인들이 이해못할 섬세함이 우리말에 있다고  자아도취에 빠지는데 다른 나라말이라고 그나라만의 독특한 언어 유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알래스카어에는 눈이 하얗다는 표현이 무려 50여개나 된다고 한다. 

 번역 전문가들이 들으면 코웃음치는 얘기다. 번역 전문가중에는 저런 얘기 하는 사람이 없는데 꼭 중고딩 국어 선생과 일반인들만 우리말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자화자찬한다. -_-;;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작품의 역량 

“지난 35년간 제가 읽은 한국 소설 중에는 퓰리처 상이나 부커 상 후보에 오를 만한 책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시도 마찬가지로, 위트브레드 문학상 후보에 오를 만한 시집 또한 많았다고 할 수 없지요.”(케빈 오록 경희대 명예교수)

“지난 35년간 “중남미 독자들은 수준 높은 작가를 원한다. 한국의 작가와 독자들은 무턱대고 노벨상만 꿈꿀 게 아니라 우선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프란시스코 카란사 페루 우나삼 대학 객원교수)

“제일 중요한 것은 작품이 돼야 한다. 그냥 보여주는 것은 문학이 아니다. 한국 문학작품에는 다큐멘터리성 작품이 너무 많다. 진짜 살아 있는 사람 이야기가 많다. 너무 단순하고 실제 생활하고 똑같다. 생활을 보여주는 드라마와 비슷하다. 문학은 현실을 뛰어넘는 픽션이어야 된다.” (서강대 명예교수 안선재)

외국인으로 오랜 시간 한국 문학을 외국어로 번역해온 번역 전문가들의 따끔한 지적이다. 한마디로 한국 문학은  수준이 안된다는거다.

지극히 당연한 얘기다. 중요한 것은 작품의 수준이지 번역은 다음 문제다. 우리 나라는 노벨문학상 발표가 있을 때마다 번역의 잘못 때문에 올해도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고 한 탄 하는데 우선 순위가 잘못되었다.

한국 문학이 노벨 문학상을 받을려면 내부에 대한 비판이 먼저 이루어지면서 스스로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허구헌날 자화자찬하고 번역만 원망 하는데 무슨 발전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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