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도 초반이었습니다. 학교가기전에 신문을 훝다가 그만 뻥쪄버리고 말았습니다. 기사속의 사건이 너무나 캐막장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마산의 다방 여종업원이 지하 계단 입구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있는데 주변에 있던 어느 누구도 성폭행하는 인간을 제지하지 않았다는겁니다.
세기말이라 종말론이 퍼지고 있었던 시절. 정말 세상이 망해가는구나 싶었습니다.
행인 앞에서 성폭행/30대 구속/주먹 위협에 주민들 못말려
[동아일보]1996-03-13 39면 433자 사회 뉴스
【마산〓강정훈】 경남 마산 중부경찰서는 12일 행인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평소 알고 있던 10대 다방 종업원을 성폭행한 문병학씨(30·회사원·경남 창원시 명서동)를 강간치상 등 혐의로 구속했다.문씨는 지난 7일 오후 6시반경 마산시 합포구 상남1동 J만화방 지하입구 계단에서 만화방에 차배달을 온 O다방 여종업원 김모양(18)을 주먹으로 10여차례 때린 뒤 강제로 옷을 벗기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씨는 김양을 폭행하는 과정에서 김양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곽모씨(43)가 말리자 『가출한 동생이니 상관말라』며 곽씨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성폭행을 전후해 이웃주민과 행인 등 4, 5명이 근처에 있었으나 아무도 제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씨는 다방에 출입하면서 김양을 마음에 두고 있었으나 자신을 잘 만나주지 않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1996-03-13 39면 433자 사회 뉴스
【마산〓강정훈】 경남 마산 중부경찰서는 12일 행인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평소 알고 있던 10대 다방 종업원을 성폭행한 문병학씨(30·회사원·경남 창원시 명서동)를 강간치상 등 혐의로 구속했다.문씨는 지난 7일 오후 6시반경 마산시 합포구 상남1동 J만화방 지하입구 계단에서 만화방에 차배달을 온 O다방 여종업원 김모양(18)을 주먹으로 10여차례 때린 뒤 강제로 옷을 벗기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씨는 김양을 폭행하는 과정에서 김양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곽모씨(43)가 말리자 『가출한 동생이니 상관말라』며 곽씨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성폭행을 전후해 이웃주민과 행인 등 4, 5명이 근처에 있었으나 아무도 제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씨는 다방에 출입하면서 김양을 마음에 두고 있었으나 자신을 잘 만나주지 않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언론재단에서 찾아보니 지금도 그 기사가 있군요. 『가출한 동생이니 상관말라』는 문모씨의 멘트는 다시봐도 골때리는군요. 여동생과의 관계가 대체 어떻길래 ㅡㅡ;
신문 기사 읽다가 이때처럼 충격먹은 적은 그전에도 그후에도 없었습니다.
한동안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얼마전 중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백주대낮에 여자가 성폭행 당하고 있는데 지나가는 행인들 전부다 수수방관했던-이 기사가 다시 기억났습니다.
그때 우리 나라 네티즌들 "중국놈들은 역시 개새끼. 우리 나라는 저러진 않지 쯧쯧~" 중국인들을 깍아내리며 모종의 우월감을 느꼈는데 우리 나라도 별반 다를게 없다는거죠.
그리고 이 글 쓰면서 검색해보니까 96년 서울 송파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또 있었더군요.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96년 1월 3일 대낮에 서울 송파대로상에서 다방 여종업원(24세)이 20대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현장에서 행인들은 둘러서서 구경만 하고 있다가 범인이 옷을 주워 입고 유유히 사라질 때까지 모두 방관만 했었고, 지금까지도 그 범인을 잡지 못 하고 있는 바, 이 사건은 시민들의 도덕규범해체의식(아노미)과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낳은 인간소외현상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중국 욕할게 아니라니깐요.
나중에야 줏어들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저런 현상은 민족성의 문제도 아니고 사람의 본성의 문제랍니다. 심리적으로 사람이 많으면 방관하게 된다더군요. 옛날에 미국에서 한밤중에 강간 당한 여자가 크게 비명을 질렀는데 잠자던 많은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고 깼지만 '누가 신고하겠지'하고 아무도 신고하지 않아 결국 아침에 변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유명한 얘기도 있다고 합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미국에도 저런일이 있었더군요. 주택가 골목에서 여성이 살해당했는데 주택가 주민들 30여명이 여성의 비명소리를 듣고 창밖으로 여성이 살해 당하는걸 지켜만 보고 아무도 안 도와주었다고...축구에서 수비수가 서로 공 미루다가 공 놓치는 꼴이랄까요... 만약에 주변에 한,두명 밖에 없으면 구하는게 사람 심리랍니다. 근데 주변에 사람이 많으면 누군가 도와주겠지 이런 심리때문에 안도와주고
"나 하나쯤이야..." 이런 생각 때문 아닐까요?
군중심리죠 저 중에 누구하나만 나섰어도 다들 달려들었을걸요?
관련실험이 있었습니다.
방안에 발작증세를 일으키는 증상을 가진 사람이라는 가정하에 실험대상으로 두고 그 사람이 발작을 일으킬때 외부에 알리는 시간이 얼마나 빠른가를 재는것이었는데 실험대상이 한명이었을때는 발작증상이 일어나는 즉시 외부에 알린반면 사람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외부에 그러한 증상을 알리는 시간이 길어졌다더군요.. 기본적으로 사람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건 맞습니다만... 일단 자신의 행동을 대신해줄 다른 누군가가 있다면 그러한 행동은 미루기 마련이죠.. 그런상황에선 신고 하지 않은 주변인을 탓하기보단 그러한 행위를 한 주체를 더 탓해야 하지 않나 생각해보네요..
인파가 늘상 북적거리는 명동에...파스쿠치 앞이던가요? 강도를 잡다 그자리에서 칼을 맞아 순직한 경찰관을 기리는 비석같은 게 서 있는데, 그거 볼때마다 비슷한 생각이 들더군요. 명동하면 발디딜 틈도 없이 인파가 북적거리는 곳인데, 경찰과 강도가 대치했을 때 그 많은 사람들이 구경만 하고 앉아 있었다는게 되니까...새벽이라면 모르겠지만 정말 낮이였으면...
2년전 길에서 여자를 벌거벗기고 때리고 있던 남자를 뒤에서 꼼짝못하게 잡고 경찰에 신고한일이 있습니다.
엉뚱하게 제가 폭행혐의로 그 남자에게 고소 당했습니다.(물론 전 때린일 없고 그저 뒤에서 잡고만 있었습니다.)
둘이 부부사이라더군요.
그후 다시 그런일이 제 앞에서 벌어진다면 제가 또 나설지는 장담 못하겠습니다.
세상 바르게 살기 어렵더군요.
그래도 잘하신거구요..앞으로도 그러셔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후에 피해가 왔지만, 그거야 합리적 해결을 하셨을테구요
저도 그 비슷한 일 겪은 적 있는데요..
알고보니 의외로 그런 일이 많더군요.
남자에게 맞고 있는 여자를 도와주면 오히려 덤태기쓰는거..
조이우산님말을 보니 씁쓸하네요.
그래도 중국은 욕먹어야 마땅합니다..ㅋㅋ(제가 좀 자주 댕기거덩요)
이넘들은 대놓고 그런일이 많거던요.. 땅도 넓고 사람도 많지만, 아직 소프트웨어(의식)가 많이 후지 답니다..ㅎㅎ
근데, 당한사람들이 전부 어째 다방여종업원...
요새는 남에 일에 잘못 끼면 오히려 봉변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니까요..
도와줘도 오히려 면박 당히기 일쑤... 참 요지경이에요..
심리적으로 사람이 많으면 방관하게 된다더군요-> 나몰라라 하는 방관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할 줄 모르게 된다는 표현이 맞을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주변사람들의 행동에 따라서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의사결정방법을 취하게 되는데 주변의 사람들이 많을 경우 "사람들은 사건의 심각성은 인지하지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고 하더군요,
즉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거나 본성이 악해서가 아니라, ""참고해야할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도시 환경"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송파구 대로상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사건의 장소는 지하다방 계단인걸로 압니다
그러니까 행인들이 볼 수가 없었던 겁니다 행인들이 방관하며 구경 했던거도 전혀 아니구요
그리고 이기사는 10년전 기자가 자극성 있게 기사를 쓴걸로 압니다
여보세요, 좋은 아주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