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사랑>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MBC 우리들의 천국과 함께 90년대 초반 청소년들에게 대학에 대한 동경과 환상을 심어줬던 KBS의 캠퍼스 드라마다. 지금은 30대 후반의 중견 연기자가 된 이병헌,고소영,박소현,김정균등이 풋풋한 대학생으로 출연해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 방황을 연기했다. 

이 드라마는 캐릭터들의 포스가 만화를 보는 것만 같았다.

이병헌은 멋지고 똑똑하고 못하는게 없는 사기 캐릭터였다. 청춘 드라마의 사기 캐릭은 주위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웃 사이더적인 성격으로 그려지는데 이병헌은 리더쉽에 유머 감각까지 넘쳐 사람들을 항상 거느리고 다니는 사기 캐릭터중의 사기 캐릭터였다. 중간부터 등장해 이병헌의 연인이 된 박소현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았다. 등장하자마자 신비로운 아우라를 발산하며 꽃같은 여대생들을 모조리 평민으로 만드는데 지상의 인간같지 않았다. 완벽한 여주인공에게 있을법한 어두운 비밀같은 것도 없었고 성격도 밝고 좋았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주인공을 잘나게 그리지만 이 드라마는 지나치게 완벽하게 그려서 원성이 많았다.

캠퍼스 드라마에는 극의 재미를 위해 어리버리하고 항상 실수 투성이인 감초 캐릭터를 등장시킨다. 내일은 사랑도 중간에 김정균의 연인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오솔미가 그런 역활을 맡았다. 그런데 오솔미도 캐릭터가 만화에서나 나올법했다.  생긴것 부터가 만화였다. 헝크러진 솥뚜겅 머리에 약에 취한듯 맹한 얼굴로 눈은 반쯤 덜뜨고 다녔다. 하는 행동도 만화였다. 초점없는 눈으로 캠퍼스 이리저리를 쳐다보고 다니다가 하늘에 떠다니는 비둘기를 발견하고 갑자기 "와~ 비둘기가 너무 행복해 보여요~~"하며 혼자 팔짝팔짝뛰며 웃어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가하면, 옆에 김정균이 있는데도 다른 남학생 아무한테나 "좋아해요" "너무 잘생기셨어요" 하고 다녀 김정균을 황당하게 만들기도 했다.  

저런 캐릭터는 처음봐서 혼란스러웠다. 연기지만 너무 황당하지 않은가.

그런데 오솔미는 연예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드라마에서와 똑같은 모습을 보여줘 더더더 혼란스러웠다. 내일은 사랑팀이 단체로 연예가 중계에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오솔미는 드라마에서처럼 내내 약에 취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스튜디오 이곳 저곳을 멍한 표정으로 두리번 두리번 둘러보다가 mc가 뭐라고 물으니까 실종되었던 영혼이 갑자기 들어온듯 "어? 뭐라고 하셨죠"하며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다. 같이 보시던 어머니도 이상했는지 "야 쟤 왜 저러니, 이상해, 어디 많이 아픈애 같아" 하셨다. 여자 mc가 김정난에게(이병헌 짝사랑했던 캐릭터) "드라마에서 모습과 실제 오솔미씨의 모습이 비슷한가요?" 물으니까 "네, 실제로도 이래요"하면서 실실웃었다.

이후에도 오솔미는 드라마에서나 연예 프로그램에서나 보통 상식으로는 이해할수없는 엉뚱하고 희환
한 말과 행동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혼란스럽고 또 걱정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적응되고 나니까 오솔미의 엉뚱한 행동들이 재미있어졌다.

그런데 한동안 안보이더니 어느 순간  나타난 뒤로부터는 갑자기 멀쩡해지기 시작했다. 약에 취한 맹한 표정도 없어지고 말도 또박또박하는 거였다. 이건 또 어떻게 된건가 다시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뒤에 듣기로는 오솔미가 그때 그랬던건 컨셉이었다고 했다. 

그게 사실이라면 오솔미는 시대를 앞서갔던 것 같다. 마치 다른별에서 온듯한 오솔미의 엉뚱한 말과 행동들은 요즘 연예인들의 4차원 마케팅과 똑같다. 하지만 시대는 반걸음 정도 앞서가는게 가장 적절하다. 오솔미는 너무 앞서가서 똘아이와 바보 소리 밖에 못들었다 -_-;;




내일은 사랑 시절의 오솔미와 최근의 오솔미